1400억 원.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한국의 방사성리간드치료제(RLT)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하기로 한 금액이에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노바티스 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 지역 담당 회장 주디스 러브가 21일 서울 용산구에서 이 계획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어요.
‘방사성리간드치료제’, 생소한 이름인데 뭘까
RLT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암세포에 정밀하게 붙여 보내는 치료법이에요. 항암제가 몸 전체를 돌며 정상세포까지 손상시키는 기존 화학요법과 달리, RLT는 암세포에만 방사선을 정밀 조준해서 전달해요. 그래서 ‘차세대 표적항암치료’로 주목받고 있어요. 실제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8월 첫 환자에게 투여된 바 있어요. 아직 국내에서는 낯선 치료법이지만, 이번 투자를 계기로 접근성이 크게 넓어질 전망이에요.

구체적으로 뭘 짓겠다는 걸까
협약에 따라 노바티스는 첨단 콜드체인 물류 네트워크를 갖춘 국내 RLT 제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에요. 방사성 의약품은 반감기가 짧아서 생산부터 투여까지 매우 정교한 저온 유통 체계가 필요하거든요. 그동안 이런 치료제를 해외에서 들여와야 했다면, 이제는 국내에서 직접 생산해 환자들에게 더 빠르게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여기에 더해 노바티스는 한국에서 RLT를 투여할 수 있는 병원을 현재 10곳에서 30곳으로 세 배 확대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연구 인력도 함께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어요.
노바티스는 그동안 국내 제약기업과 기술이전, 임상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와 협력을 진행해 왔어요. 이번 투자는 그런 협력 성과를 첨단 바이오 분야로 확장한 셈이에요. 회사 측은 한국의 우수한 의료 인프라와 연구 역량을 활용해 차세대 RLT 신약 개발까지 함께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어요.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 분야에 몰린대요
사실 방사성의약품은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차세대 모달리티’로 꼽혀요. 노바티스는 이미 미국에도 방사성의약품 제조시설을 여러 곳 증설하며 33조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요. 릴리 같은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RLT 생산과 연구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예요.

K바이오 전체 상황은 마냥 밝지만은 않대요

다만 국내 바이오 업계 전반의 사정이 다 좋은 건 아니에요. 최근 HLB와 펩트론 등이 잇단 악재에 노출되며 주가가 급락했고, 기대가 컸던 TG-C 임상시험 실패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신약 개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요. 신약 개발은 임상시험에 오랜 기간과 막대한 비용을 꾸준히 투입해야 하는 업종이라, 주가 변동에도 그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의 대규모 투자는 국내 바이오 생태계에 단비 같은 소식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