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이 날짜를 기억해두시는 게 좋겠어요. 검사가 직접 수사도, 보완 수사도 할 수 없게 되는 날이거든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공포됐고, 두 달 뒤면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해요. 그런데 정작 이 법을 밀어붙인 여당 안에서도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뭐가 바뀌는 걸까요?
핵심은 두 덩어리예요. 하나는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것. 지금까지 검사는 경찰이 넘긴 사건에 대해 “이 부분이 부족하니 더 조사하라”고 요구하거나 직접 보충 수사를 할 수 있었는데, 이 권한이 사라져요.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사가. 역할이 칼같이 나뉘는 구조로 가는 거죠.
다른 하나가 지금 진짜 논쟁의 불씨예요. 바로 공소기각 사유 확대입니다.

공소기각이 뭐냐면, 재판부가 사건의 유무죄를 따지지도 않고 “이 기소 자체가 잘못됐다”며 재판을 끝내버리는 결정이에요. 현행 형사소송법에서는 이게 아주 제한적으로만 가능했어요. 법원에 재판권이 없거나,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을 위반해 무효인 경우, 같은 사건이 중복 기소된 경우 정도. 손에 꼽을 만큼 좁았죠.
개정안은 여기에 두 가지를 새로 넣었어요. ‘중대한 위법 수사에 의한 공소제기’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공소제기’. 문장만 보면 그럴듯한데, 문제는 ‘중대한’과 ‘현저히’라는 말이 어디까지를 뜻하는지 법에 안 적혀 있다는 점이에요.
왜 이 조항이 논란일까
야당은 이 조항이 끼어들어 간 과정 자체를 문제 삼고 있어요.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보완수사권 폐지, 공소기각 사유 추가 등 사법 개악의 화룡점정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포되어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며 당 차원에서 카드뉴스와 현수막까지 동원한 여론전에 나섰어요. 이상휘 의원은 결국 피해를 보는 건 “범죄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라고 지적했고요.
여기에 대통령 개인의 재판과 엮는 시선도 있습니다. 김용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소 취소 뒷거래를 의심할 만하다”는 취지로 말했어요. 방송인 허지웅 씨도 SNS에서 “자기 정치생명 대신 시민의 일상을 인질로 삼는 건 무슨 염치냐”며, 공소기각 확대 조항을 두고 “대통령의 심기를 챙기려는 수단으로 보인다”고 날을 세웠고요.

여당은 정면 반박해요. 법률의 내용과 정당한 사법 절차를 외면한 악의적인 정치 공세라는 겁니다. ‘정권 폐지’, ‘탄핵’ 같은 표현을 꺼내드는 야당 태도를 문제 삼으면서, 후속 입법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에요.
반대편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공소기각 조항을 반기는 사람도 분명 있어요. 대표적인 게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당사자 유우성 씨입니다. 그는 2021년 대법원에서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받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어요. 무죄가 아니라, 기소 자체가 부당했다는 판단이었죠.
당시 이 판례는 대법원이 검찰의 표적 기소를 정면으로 질타한 첫 사례로 기록됐어요. 유 씨는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소식에 “검찰 개혁 정말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제도가 없어서 자기 같은 사람이 몇 년을 법정에서 시달렸다는 경험에서 나온 말이겠죠.
여당 안에서도 브레이크가 걸렸어요
흥미로운 건 우려의 목소리가 야당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정은혜 의원은 “시행 후 보완은 이미 늦다, 10월 전에 보완돼야 한다”고 못 박았어요. 특히 공소기각 조항에 대해 “거기에 공소 기각을 집어넣어 버렸어요. 사전에 아무런 논의도 없이”라고 말했죠. 여당 의원 입에서 나온 표현치고는 꽤 강한 편입니다.

절차를 둘러싼 잡음도 있어요. 법원행정처가 이번 개정안 관련 핵심 검토 자료를 여당 의원실에는 직접 방문해서 전달했다는 지적이 지역 언론을 통해 제기됐거든요. 사법부가 특정 정당에만 정보를 편중해서 줬다면 그것 자체가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남은 두 달, 뭘 봐야 하나
법은 이미 공포됐어요. 되돌릴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실질적인 쟁점은 ‘폐지냐 유지냐’가 아니라 ‘시행 전에 무엇을 보완할 것이냐’로 옮겨가는 중이에요.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가 남아 있어요. 첫째,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진 자리를 경찰이 감당할 수 있게 인력과 절차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둘째, ‘중대한 위법’과 ‘소추재량권 현저한 일탈’의 판단 기준을 하위 법령이나 후속 입법으로 어디까지 구체화할 것인가. 셋째, 수사가 부실했을 때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할 통로를 어떻게 남길 것인가.
9월 정기국회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예요. 여당은 후속 입법을 약속했고, 야당은 시행 자체를 막겠다는 기세죠. 두 달이라는 시간이 길어 보이지만 국회 일정으로 따지면 그리 넉넉하지 않습니다. 결국 10월 2일 아침에 형사사법 시스템이 어떤 모습으로 굴러가기 시작할지는, 앞으로 몇 주 안에 결정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