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스타트업 이터나퓨전, 시드 투자 유치…AI발 전력난이 부른 투자붐

핵융합 연구시설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 이터나퓨전이 23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국내 딥테크 스타트업 시장에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컴퍼니케이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서울대기술지주 등이 참여했으며, 투자사별 정확한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핵융합 반응을 지구에서 재현해 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청정에너지를 얻으려는 이 기술은, 오랫동안 ‘꿈의 에너지’로 불리며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전 세계적으로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이터나퓨전 같은 초기 단계 기업에도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모습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눈길, 왜 핵융합인가

해외에서도 핵융합을 포함한 첨단 에너지·우주 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블룸버그는 최근 위성 엔진부터 핵융합 동력을 활용한 우주 예인선까지, 새로운 우주 경제에 베팅하는 영국 스타트업의 사례를 조명하며 이 분야에 대한 투자 열기를 전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안정적이고 대용량인 차세대 에너지원에 대한 갈증이 커진 것이 이런 투자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AI가 만들어낸 전력난이 역설적으로 핵융합 같은 차세대 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 붐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스타트업 투자 미팅

미국은 여전히 압도적, 한국은 걸음마 단계

다만 전체적인 스타트업 투자 규모로 보면 한국과 미국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같은 기간 북미 스타트업들은 3,92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59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하며 전년 대비 15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 규모에서는 미국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기술지주는 대학 창업 생태계를 이끄는 대표적 기관으로 꼽히며, 초기 투자 기업 중 기업가치 1,000억원을 넘어섰거나 이를 눈앞에 둔 기업들을 따로 관리하며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지방에서도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상시 투자 IR 플랫폼을 출범시켜 지역 초기 기업들이 시기에 관계없이 투자 유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등, 서울 쏠림을 완화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청정에너지 미래

AI 쏠림 속에서도 다각화되는 투자처

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는 이번 주에도 인공지능이 가장 강한 존재감을 보였지만, 동시에 양자컴퓨팅과 지열에너지, 크립토 인프라 등으로 투자처가 조금씩 확산되는 흐름도 감지된다. 크런치베이스 집계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 최대 투자 유치 기업 중에는 오하이오주의 한 기업 등이 이름을 올렸다. AI에 쏠렸던 자금이 서서히 주변 첨단 기술 분야로 흘러들어가는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터나퓨전 같은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이런 글로벌 흐름 속에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화제가 되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

초기 투자, 상용화까지는 긴 여정

업계에서는 이번 시드 투자가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본다. 핵융합 발전은 원천 기술 확보부터 실증, 상용화까지 통상 수십 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분야인 만큼, 초기 투자 유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AI발 전력 수요 급증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그동안 먼 미래의 기술로만 여겨졌던 핵융합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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