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미국, 일본, 영국 등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김태효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밤 구속됐다.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내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 전 차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우방국 외교채널 총동원해 “계엄은 정당한 정치적 시위”
김 전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외무 공무원을 통해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우방국에 계엄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과 특검 수사에 따르면 그는 국가 안보를 총괄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외국 대사관 채널을 통해 “비상계엄은 자유민주주의 수호 조치이자 헌법 테두리 안에서의 정치적 시위”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확산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에게 계엄군이 투입되던 그 시각, 안보 라인 핵심 인사가 국제사회를 상대로 사태를 축소·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유포했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 “증거인멸 염려”…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도 적용
법원은 김 전 차장에게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혐의와 함께 증거인멸의 염려를 인정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안보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실세로 꼽혔던 그가 정식으로 신병이 확보되면서, 12·3 비상계엄을 둘러싼 종합특검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 발부가 곧바로 유죄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법원이 혐의 소명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향후 재판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까지…”내란 심판의 시작”
김 전 차장은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도 지목돼 있어 이번 구속이 관련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가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자리에서 국내외 여론전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별개로, 채상병 사건 수사를 축소하려는 외압 라인의 정점에 있었는지가 향후 특검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구속은 시작일 뿐”이라며 관련자 전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SNS·정치권 반응 확산…특검 수사 파장 주목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관련 반응이 빠르게 확산됐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비상계엄이 선포되던 그 시각, 안보 책임자가 외국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야권 의원들도 “내란 심판의 시작”이라며 남은 수사 대상자들에 대한 철저한 규명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반면 일각에서는 구속영장 발부 자체가 유죄를 의미하지는 않는 만큼 재판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종합특검은 김 전 차장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관련자 진술과 증거 확보에 속도를 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