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억짜리 티라노사우루스, 경매 나오면 과학은 어떻게 될까

450억짜리 티라노사우루스, 경매 나오면 과학은 어떻게 될까

6,700만 년 전 지구를 누비던 티라노사우루스 한 마리가 이번 달 뉴욕 경매장에 섭니다. 예상 낙찰가는 무려 2,000만~3,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최대 450억 원에 달해요. 그런데 이 화석을 둘러싸고 조용한 논쟁도 함께 벌어지고 있어요. 대체 무슨 사정인지 들여다볼게요.

‘거스’라는 이름의 이 화석, 얼마나 대단하길래

주인공의 이름은 ‘거스(Gus)’예요. 화석이 발견된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목장의 소유주 개리 거스 리킹의 이름을 따서 붙였습니다. 크기부터 남달라요. 높이는 12피트(약 3.6m)를 훌쩍 넘고, 코끝부터 꼬리까지 길이는 38~40피트(약 11.6~12.2m)에 이릅니다. 전체 골격을 이루는 화석 뼈 조각만 183개인데, 현존하는 티라노사우루스 표본 가운데서도 크기와 완성도 모두 최상급으로 꼽혀요.

소더비 경매는 이번 달 진행되는데, 사전 추정가가 공룡 화석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해요. 이미 뉴욕에서 일반에 전시도 진행됐습니다. 화석 하나가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는 건 흔치 않은 일이죠.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골격

그런데 왜 과학계는 걱정할까?

문제는 낙찰 이후예요. 개인이나 기업이 이런 고가 화석을 사들이면, 그 순간부터 화석의 운명은 전적으로 새 소유주 손에 달리게 됩니다. 저명한 국제 학술지들은 개인 소장품에 기반한 연구 논문을 아예 게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이유는 명확해요. 소장자가 마음을 바꾸거나 소장품을 되팔거나 세상을 떠나면, 후속 연구자들이 같은 표본을 다시 검증할 방법이 없어지거든요.

척추동물고생물학회 쪽에서도 이 문제를 계속 지적해왔어요. 아무리 훌륭한 표본이라도 박물관 같은 공공기관이 아닌 개인 소장으로 넘어가는 순간, 그 화석에 기반한 연구는 사실상 과학계에서 검증 불가능한 ‘미존재’ 상태가 될 위험이 크다는 거예요. 한 칼럼에서는 이런 흐름을 두고 “공룡 화석이 과학에서 사치품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경매장에 전시된 화석

공룡 화석, 왜 이렇게 비싸졌을까?

사실 공룡 화석의 경매가는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치솟아 왔어요. 완성도 높은 대형 표본이 워낙 희귀한 데다, 자연사 애호가나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정판 예술품’처럼 소비되는 경향도 생겼거든요. 이번 거스의 예상가만 봐도 알 수 있죠. 최소 낙찰가만 204억 원으로 예상하는 보도까지 나왔을 정도예요.

결국 이번 경매는 단순히 화석 하나의 소유권 문제를 넘어서요. 희귀한 과학 자산을 시장 논리에 맡길 것인지, 공공의 지식 자산으로 지켜낼 것인지를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에요. 거스가 어떤 곳으로 팔려나갈지, 그리고 그 결정이 앞으로 공룡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박물관 공룡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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