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여기를 채우다니.” 무대에 선 멤버들의 이 한마디에 많은 게 담겨 있었어요. 걸그룹 에스파가 데뷔 후 처음으로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했거든요. 7일과 8일 이틀간 열린 이번 단독 콘서트에, 무려 3만 5000명이 몰렸습니다. K팝에서 ‘돔 공연’이 갖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이건 단순한 콘서트 이상의 사건이에요.
왜 ‘첫 고척돔’이 중요할까
돔은 아무나 서는 무대가 아니에요. 국내에서 단독으로 돔을 채운다는 건, 그만큼 대규모 팬덤과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는 뜻이거든요. 수용 규모가 큰 만큼, 좌석을 다 메우지 못하면 오히려 흠이 되기 십상이죠. 그래서 아티스트에게 ‘첫 돔’은 하나의 이정표로 통해요.
에스파는 그 관문을 이틀 연속 만석에 가깝게 채우며 넘어섰어요. 멤버들이 “여러분 덕분에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공연하게 되어 기쁘다”며 벅찬 소감을 전한 것도 그래서예요.

무대는 어땠냐면
이번 공연의 중심은 올 5월 발매한 정규 2집 ‘레모네이드(Lemonade)’였어요. 신곡들을 대거 앞세우면서도, 데뷔 초부터 쌓아온 히트곡들을 함께 배치해 완급을 조절했죠. 평가의 핵심은 두 가지로 모였어요. ‘규모로 압도하고, 라이브로 증명했다’는 거예요.
넓은 돔 무대를 빈틈없이 활용한 연출로 시각적 스케일을 키우면서도, 격한 안무 속에서 라이브 가창을 놓치지 않았다는 평이 많았어요. 화려함과 실력, 둘 중 하나만 챙기기도 쉽지 않은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죠.

7년차의 저력
에스파는 이제 데뷔 7년차예요. 신인의 패기로 밀어붙이는 시기는 지났고, 이젠 ‘검증된 실력’으로 무대를 채워야 하는 위치죠. 첫 돔 공연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는 건, 이 그룹이 반짝 인기가 아니라 롱런하는 팀으로 자리 잡았다는 신호예요.
사실 걸그룹이 돔급 단독 공연을 여는 사례 자체가 흔치 않아요. 그만큼 팬덤의 결집력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춰야 가능한 일이거든요. 에스파가 그 어려운 조합을 해냈다는 점이 이번 공연의 진짜 성과예요.
이제 세계로
더 중요한 건, 이번 고척돔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에요. 이 공연은 에스파의 네 번째 월드투어를 여는 출발점이거든요. 서울에서 기세를 확인했으니, 이제 그 열기를 해외 무대로 이어가는 일정이 남았어요.

정리하면 이래요. 에스파는 첫 고척돔을 이틀간 3만 5000명으로 채우며, 규모와 실력을 동시에 증명했어요. “우리가 여기를 채우다니”라는 소감은 겸손이자 자부심이었죠. 네 번째 월드투어가 어디까지 뻗어갈지, 그 여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