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라스’를 보면서 자랐어요.” 게스트가 이렇게 말하면 보통은 인사치레인데, 이번엔 진짜였어요. 2008년생이거든요. 5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 975회에 코르티스 리더 마틴이 출연했습니다. 멤버들 없이 혼자 예능에 나온 건 처음이었어요.
김구라가 놀란 이유
이날 특집 제목은 ‘Fㅐ션과 Pㅐ션 사이 암 쏘 힙~’이었어요. 배우 최원영, 이태란, 가수 바다, 그리고 마틴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마틴이 2008년생이라는 말에 김구라가 먼저 반응했어요. “옛날 연예인 처음 보겠다. 2008년생이면 (아들) 동현이보다 10살이 어리다”고요. 마틴은 “제가 ‘라스’를 보면서 자랐다”고 답했고, 김국진도 코르티스의 인기를 언급하며 거들었습니다. 진행자들이 오래 해온 프로그램에 그 프로그램을 보며 자란 세대가 게스트로 앉은 셈이죠.

여덟 살의 애국가
이날 가장 많이 회자된 대목은 마틴의 어린 시절이었어요. 유세윤이 “떡잎부터 달랐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아이돌 분위기가 났던 것 같다”고 운을 뗐거든요.
그가 꺼낸 이야기는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덟 살 때 평창올림픽 무대에서 애국가를 제창했다는 거예요. 그 경험이 가수의 꿈으로 이어졌다고 했습니다.

음악적 뿌리는 가족에게서 왔어요. “아버지가 캐나다에서 록 밴드를 하셨다”며, 그 영향으로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고 했습니다. 이후 ‘쇼미더머니’를 보게 되면서 방향이 잡혔다고 해요. 록 밴드를 하던 아버지의 아들이 힙합 프로그램을 보고 아이돌이 된 셈이니, 세대의 궤적이 그대로 담긴 이야기죠.
빅히트 오디션을 보게 된 계기는 누나였습니다. 누나 덕분에 오디션에 갔다는 건데, 마틴은 그 고마움을 명품백 선물로 갚았다고 밝혔어요.
190cm와 파리패션위크
패션 특집답게 이 얘기도 빠지지 않았어요. 김구라는 마틴을 향해 “해외에서 이미 소문난 패셔니스타라고 한다”고 말을 꺼냈습니다. 실제로 190cm 체구로 파리패션위크에 등장해 화제가 됐고, 현지에서는 ‘인간 생로랑’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고 해요.

‘영크크’라는 신조어에 대해서도 소감을 남겼어요. 자신들을 가리키는 이 말이 한 세대를 대변하는 단어가 된 데 대해 “영광”이라고 했습니다.
저작권 얘기까지 꺼냈어요
가장 솔직했던 대목은 저작권 지분이었습니다. 아이돌 인터뷰에서 잘 나오지 않는 주제인데, 마틴은 멤버들이 “각자 확실히 챙”기는 구조라고 설명했어요. 가사 한 글자를 쓴 것까지 반영된다는 취지였습니다.
직접 곡을 만드는 팀이라는 정체성이 이 대답에 그대로 드러나요. 참여한 만큼 가져간다는 원칙을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팀 안에서 그 기준이 명확하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성적도 뒷받침돼요
말솜씨만 좋은 게 아니에요. 6일 새벽 기준 멜론 TOP 100 실시간 차트를 보면 코르티스의 ‘REDRED’가 3위에 올라 있습니다. 지난 4월 20일 발매된 곡인데, 석 달이 넘도록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거예요.
요즘 차트에서 신곡이 며칠 반짝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흔한 걸 감안하면 꽤 단단한 흐름입니다. 첫 단독 예능이 이 시점에 나온 것도 우연은 아니겠죠. 음악으로 이름을 알린 팀이 방송으로 얼굴을 알리는 순서, 그 첫 걸음을 리더가 먼저 뗀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