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코스피가 하루 사이 급락과 급등을 오가던 이른바 ‘롤러코스피’ 장세를 전해드렸는데요. 그 후폭풍이 이제 가계의 빚으로 번지고 있어요. 주가가 출렁이는 사이 빚내서 투자한 사람들의 청구서가 돌아온 겁니다. 특히 20대와 60대의 마이너스통장 연체율이 눈에 띄게 뛰었어요.
숫자부터 확인해볼까요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요. 5대 은행, 그러니까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말 마이너스통장 연체율이 0.22%로 나타났어요. 지난해 말 0.18%였으니 반년 새 0.04%포인트 올라간 거죠.
0.04%포인트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그런데 마이너스통장 연체율이 공식 집계로 공개된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고, 전체 연체율은 9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이라 의미가 달라요. 완만하던 지표가 방향을 확 튼 신호거든요.

왜 하필 20대와 60대일까
연령대별로 쪼개보면 그림이 선명해져요. 60대 이상 차주의 마이너스통장 연체율이 0.37%로 가장 높았고, 20대 이하가 0.33%로 그 뒤를 이었어요. 한창 소득이 안정적인 30~50대보다, 양쪽 끝의 두 세대가 유독 취약하게 드러난 거죠.
이유를 뜯어보면요. 20대는 소득 기반이 얇은데 주식·코인 투자엔 적극적이에요. 손실이 나면 곧바로 상환 여력이 흔들리죠. 60대 이상은 은퇴 전후로 고정 수입이 줄어드는 시기인데, 노후 자금을 불려보려다 빚까지 얹은 경우가 많았어요. 둘 다 ‘충격을 흡수할 완충장치가 얇다’는 공통점이 있는 셈이에요.

‘빚투’가 남긴 것
배경엔 ‘빚투’, 빚내서 투자하는 흐름이 있어요. 증시가 뜨겁던 시기에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로 실탄을 당겨 투자한 사람이 많았거든요. 실제로 7월 말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년 만에 최대로 불어났고, 마지막 주 단 6일 동안에만 1조 8천억 원이 쌓였어요. 전체 마통 잔액은 43조 원대까지 커졌고요.
문제는 방향이에요. 빌린 돈으로 산 자산이 오를 땐 수익이 배가되지만, 떨어지면 손실도 그만큼 커져요. 게다가 원금이 줄어든 상태에서도 대출 이자는 꼬박꼬박 나가죠. 주가가 급락하자 그 이자 부담이 곧바로 연체로 이어진 거예요.
그럼 지금 뭘 해야 하나
이미 마이너스통장을 쓰고 있다면, 가장 먼저 볼 건 ‘이자만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예요. 한도를 꽉 채워 쓰고 있다면 일부라도 갚아 원금을 줄이는 게 연체 위험을 낮추는 지름길이죠. 연체가 한 번 기록되면 신용점수가 깎이고, 그 뒤로 대출 금리가 더 비싸지는 악순환에 빠지기 쉬워요.

정리하면 이래요. 마이너스통장은 급할 때 쓰는 비상금이지, 투자 실탄으로 삼기엔 위험한 돈이에요. 이번 지표는 그 사실을 20대와 60대의 연체율로 아프게 확인시켜준 셈이고요. 증시가 다시 반등하더라도, 빌린 돈으로 올라탄 자리는 흔들릴 때 가장 먼저 무너진다는 것. 이번 ‘빚투 청구서’가 남긴 교훈은 그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