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연 2.5%인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최근 목표 수준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으며, 한국은행은 앞서 정책금리가 적절한 시점에 인상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매파적 기조를 재확인한 바 있다. 해외 주요 경제매체도 이 같은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은행이 물가와 성장세를 고려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하며, 정책위원들이 긴축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 일주일 앞두고 매파적 기조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은 3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국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3년 6개월 만의 방향 전환
이번 인상이 현실화되면 한국은행은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셈이다. 그동안 한은은 경기 둔화 우려 속에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물가 상승 압력과 자산시장 과열 조짐이 겹치면서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7월 인상 여부 자체보다 연내 추가 인상이 이어질지, 그리고 긴축의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상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연속적인 긴축 사이클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계대출 급증이 부른 경고음
금리 인상 배경에는 가파르게 늘어난 가계대출도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89조4,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에만 7조6,000억원이 늘었다. 이런 흐름을 우려한 시중은행들도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연말도 아닌 시점에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정부 상한의 절반 수준인 3억원으로 직접 제한하고 나섰고, 우대금리 축소 등을 통해 대출 문턱을 높이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 4곳의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전반적으로 더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번 주 부동산 대토론회를 주재하며 하반기 경제전략과 함께 부동산 정책 방향을 점검할 예정이어서,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부동산 정책이 한데 맞물려 돌아가는 모양새다.

증시서 빠지는 ‘실탄’
금리 인상 전망은 증시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최근 코스피 급락과 맞물려 투자자예탁금이 110조원 아래로 떨어지며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유안타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지지하고는 있으나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정부의 대출 규제, 예탁금 감소 등을 고려할 때 개인의 순매수 여력이 무한정 확장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매일 출렁이는 이른바 ‘롤러코스피’ 장세에 지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대신 은행 정기예금으로 자금을 옮기는 모습도 포착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예금금리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관전 포인트는 ‘속도’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인상 여부 자체보다 향후 긴축 속도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번의 인상으로 끝날지, 아니면 연내 추가 인상을 예고하는 신호가 나올지에 따라 부동산·주식·예금 등 각 자산시장의 자금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한국은행의 셈법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진 가운데, 16일 발표될 금통위의 결정과 함께 나올 메시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