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D램 업체로 성장한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해온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가 주도 투자에 의존해온 중국 반도체 산업이 이제는 자본시장을 통한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립 10년 만에 세계 4위 D램 업체로…6.5조원 조달 나서
CXMT는 이달 중국 상하이 과창판(커촹반)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설립 10년 만에 생산능력 기준 중국 1위이자 세계 4위 D램 업체로 성장한 CXMT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6.5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조달한 자금은 생산라인 기술 업그레이드에 75억 위안, D램 기술 고도화에 130억 위안, 차세대 D램 선행기술 연구개발에 90억 위안이 각각 집중 투입될 계획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반도체 대기금 지원에 크게 의존해온 CXMT가 이번 상장을 계기로 자본시장 중심의 독자적 성장 전략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AI發 HBM 전환 공백 메우며 점유율 3%→8% 급상승
CXMT의 급부상 배경에는 예상치 못한 시장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로 최첨단 노광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CXMT는 원래 3%대의 낮은 시장 점유율에 머물던 후발주자였다. 그러나 AI 수요가 폭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상위 업체들이 마진이 훨씬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으로 라인을 전환하자, 스마트폰과 노트북, 일반 서버에 쓰이는 범용 D램 공급에 공백이 생겼다. CXMT는 구형 장비로도 생산 가능한 DDR5 등 범용 D램으로 이 틈새를 파고들었고, 그 결과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1분기 3%에서 올해 8%까지 끌어올렸다.
1분기 매출 75억달러…영업이익률 70% 기록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다. CXMT는 올해 1분기에만 매출 75억 달러, 순이익 49억 달러, 영업이익률 70%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한 분기 만에 설립 이후 누적된 손실을 모두 만회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급격한 실적 반전을 이뤄낸 셈이다. 미국의 제재가 최첨단 기술 확보 속도는 늦췄지만, 역설적으로 범용 D램 공급 부족 국면에서는 구형 기술 기반 제품도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에도 변수로

CXMT의 부상은 최근 SK하이닉스의 성공적인 나스닥 상장으로 고조된 국내 반도체 슈퍼사이클 낙관론에도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CXMT를 비롯한 중국 후발주자들의 레거시 D램 증설과 2028년 전후로 예상되는 신규 생산능력 확대가 공급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CXMT 상장에 따른 수혜가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최근 한 달 수익률 상위권을 중국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휩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국내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