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촌에서 ‘힙당동’까지… 떡볶이 너머, 신당동 600년의 변신

blog 2607191854 44231

요즘 서울에서 가장 ‘힙’한 동네를 꼽으라면 신당동이 빠지지 않아요. 레트로한 공장형 카페와 작은 공연장, 분위기 좋은 술집이 골목마다 들어서면서 젊은 세대가 몰리는 ‘힙당동’이 됐거든요. 그런데 이 동네, 알고 보면 무려 600년 넘는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곳이에요.

마침 서울역사박물관이 지난 7일 신당동의 이런 변신을 정리한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보고서를 펴냈어요. 제목이 재미있는데요, ‘신당동: 神·新·Hip’이에요. 귀신 신(神), 새로울 신(新), 그리고 힙(Hip). 이 세 글자에 동네의 과거와 현재가 다 담겨 있어요.

이름부터가 ‘무당촌’이었어요

신당동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요. 원래 이 일대는 무당들이 모여 살던 ‘무당촌’에서 출발했거든요. 신을 모시는 신당(神堂)이 있던 동네라는 뜻이 이름에 남은 거예요. 지금의 세련된 카페 골목을 떠올리면 쉽게 상상이 안 가는 과거죠.

근대로 넘어오면서 신당동은 또 한 번 변신해요. 앵구주택지, 장충단 주택지 같은 이른바 ‘문화촌’이 들어섰는데, 당시 최신 트렌드였던 전원도시 이념을 담은 주거지였어요. 얼마나 알짜 땅이었는지, 한때 신당동 1평이 강남 땅 100평과 맞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예요.

옛 시장 골목

떡볶이 타운, 다들 아시죠?

신당동 하면 역시 떡볶이를 빼놓을 수 없어요. 즉석떡볶이의 원조 격인 ‘신당동 떡볶이 타운’은 오랫동안 이 동네의 상징이었죠. 넓은 철판에 떡과 어묵, 라면 사리를 넣고 보글보글 끓여 먹던 그 맛, 세대를 넘어 사랑받아 왔어요.

그런데 요즘 신당동의 매력은 떡볶이 그 너머로 확장되고 있어요. 중앙시장 근처, 신당역 가구골목처럼 예전엔 조용하던 공간들이 하나둘 개성 있는 가게로 채워지고 있거든요. 한 블로거는 “레트로한 느낌의 공장형 카페들과 공연장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 동네를 데이트 코스로 추천하기도 했어요.

신당동 떡볶이

낡음이 오히려 매력이 됐어요

재미있는 건, 신당동이 ‘힙’해진 비결이 바로 그 오래됨에 있다는 점이에요. 번쩍번쩍 새로 지은 상권이 아니라, 옛 시장과 낡은 건물이 그대로 남은 골목에 젊은 감성이 스며들면서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어색하지 않게 섞이는, 그 묘한 조화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거죠.

실제로 방문 후기를 보면 “미로 같은 공장형 카페”, “돼지곱창전골에 느좋 카페까지 완벽한 데이트” 같은 생생한 표현이 넘쳐요. 옛 정취와 요즘 감성을 한 골목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게 힙당동만의 강점이에요.

밤거리를 즐기는 젊은이들

무당촌에서 문화촌으로, 다시 떡볶이 타운을 거쳐 힙당동까지. 신당동의 600년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축소판 같아요. 혹시 이번 주말 갈 곳을 고민 중이시라면, 시간의 결이 겹겹이 쌓인 이 골목을 한번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