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지리산 흥부골 포도, 해발 450m가 만든 당도 22브릭스

시우 시우·2026년 09월 05일
지리산 흥부골 포도 당도와 재배 고도 요약

지리산 흥부골 포도는 전북 남원 운봉·인월 일대에서 나는 캠벨얼리 포도다. 같은 품종인데 유독 달다는 말이 붙는 데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이 지역의 지형에 그대로 걸려 있다.

해발 450m 준고랭지에서 자란다

운봉고원은 해발 450m 안팎이다. 국내 포도 산지 중에서는 높은 축에 든다. 이 정도 고도가 되면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평지보다 확연히 벌어진다.

포도는 낮에 광합성으로 당을 만들고 밤에 호흡으로 그 당을 쓴다. 밤이 서늘하면 소모가 줄어 당이 열매에 남는다. 큰 일교차가 곧 당도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지리산 자락의 서늘한 산간 기후를 여름 여행지로 찾는 이유와 원리가 같은데, 같은 전북 산간의 진안 용담호 일대 드라이브를 다녀 본 사람이라면 한여름에도 밤공기가 다른 걸 알 것이다.

탐스럽게 익은 포도 송이

고도가 주는 이점은 당도만이 아니다. 여름 밤 기온이 낮으면 습기가 덜 차서 병해가 덜 온다. 포도는 습한 환경에서 곰팡이성 병에 특히 약한데, 산간 지역은 그 압력이 평지보다 작다. 방제 부담이 줄면 그만큼 손이 덜 가는 재배가 가능해진다.

당도는 어느 정도인가

평균 17~19 브릭스, 잘 든 것은 22 브릭스까지 올라간다. 시중 캠벨얼리가 보통 14~16 브릭스 선인 걸 감안하면 체감 차이가 분명하다.

다만 캠벨얼리는 껍질째 먹는 품종이 아니고 씨가 있다. 껍질이 두꺼운 편이라 손으로 눌러 알맹이를 빼먹는 방식이 익숙하다. 요즘 흔한 씨 없는 샤인머스캣과는 먹는 방식 자체가 다르니 그걸 기대하고 사면 어긋난다.

캠벨얼리라는 품종

캠벨얼리는 미국에서 만들어져 국내에 들어온 품종이다. 오랫동안 한국 포도 재배 면적의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말 그대로 ‘우리가 아는 그 포도’다. 요즘은 샤인머스캣에 자리를 많이 내줬지만 여전히 여름 포도의 기준점 노릇을 한다.

이 품종이 산간에 자리 잡은 이유가 있다. 캠벨얼리는 내한성이 좋고 익는 시기가 이른 편이다. 서리가 일찍 오는 고지대에서 안전하게 수확을 마칠 수 있다는 뜻이다. 껍질째 먹는 신품종들이 대개 따뜻한 곳을 찾는 것과는 반대 방향의 선택이다.

10여 농가에서 520여 농가로

처음부터 큰 산지는 아니었다. 2000년 무렵 10여 농가가 시작했고, 2008년 흥부골포도작목회가 꾸려지면서 품질 관리와 공동 출하 체계가 잡혔다. 2025년 기준 520여 농가, 302헥타르 규모다.

25년 사이에 50배 넘게 늘어난 셈인데, 작목회 단위로 재배 기준을 맞춰 온 게 브랜드가 유지된 배경이다. 개별 농가가 제각각 팔았다면 ‘흥부골’이라는 이름이 남지 않았을 것이다.

포도밭 풍경

언제, 어디서 사나

캠벨얼리는 8월 중순부터 9월이 제철이다. 이 시기를 벗어나면 저장품이라 맛이 처진다.

참고로 산지가 서늘하다는 게 곧 여름에도 시원하다는 뜻이라, 요즘 더위를 피해 서늘한 곳으로 떠나는 여행 수요와 겹치는 지역이기도 하다.

나무 상자에 담긴 포도

고를 때는 알이 굵은 것보다 알 사이가 촘촘하고 흰 분(과분)이 고르게 앉은 것을 본다. 과분은 포도가 스스로 만드는 보호막이라 잘 붙어 있을수록 신선하다. 씻어서 지워질 뿐 몸에 나쁜 게 아니다.

흥부골 포도 재배 농가 520여 농가

사 온 뒤 어떻게 두나

포도는 씻는 순간부터 상하기 시작한다. 먹을 만큼만 그때그때 씻는 게 원칙이다. 한 송이를 다 씻어 두면 남은 알에 물기가 남아 이틀을 못 간다.

보관은 송이째 신문지나 키친타월에 느슨하게 싸서 냉장 채소칸에 넣는다. 밀폐용기에 꽉 채우면 눌린 알부터 무른다. 씻을 때는 알을 가위로 줄기를 조금 남기고 잘라 내면 물이 알 안으로 스며들지 않는다. 손으로 뜯으면 그 자리가 열려 맛이 빠진다.

오래 두고 먹을 게 아니라면 냉동도 방법이다. 씻어 물기를 말린 뒤 알만 떼어 얼리면 그대로 셔벗처럼 먹을 수 있고, 캠벨얼리는 당도가 높아 얼려도 맛이 죽지 않는다.

지리산 흥부골 포도 자주 묻는 질문

흥부골 포도는 어떤 품종인가요?

캠벨얼리입니다. 씨가 있고 껍질이 두꺼워 알맹이를 빼먹는 방식이며, 껍질째 먹는 샤인머스캣과는 다릅니다.

왜 다른 지역 포도보다 단가요?

재배지가 해발 450m 안팎의 준고랭지라 일교차가 큽니다. 밤이 서늘하면 낮에 만든 당의 소모가 줄어 열매에 남습니다. 평균 17~19 브릭스, 최고 22 브릭스까지 나옵니다.

제철과 구매처는 어떻게 되나요?

8월 중순부터 9월까지가 제철입니다. 농협 하나로마트, 지리산농협 온라인몰, 남원 운봉·인월 현지 직판장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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