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한 달 폭염에 1만명 사망…’선진국 맞나’ 반응까지

유럽 한 달 폭염에 1만명 사망…'선진국 맞나' 반응까지

“선진국이라더니 이게 무슨 일이냐.” 최근 온라인에서 이런 반응까지 나오고 있어요. 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지난 한 달 사이 1만 명이 넘는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냉방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을 거라 여겼던 유럽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한 달 만에 1만 명, 숫자로 보는 충격

유럽 사망 통계 감시기구인 유로모모(EuroMOMO)는 6월 말 서유럽을 덮친 폭염 기간, 유럽 전역에서 1만 명 이상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어요. ‘초과 사망자’란 평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예상보다 더 많이 발생한 사망자 수를 말해요. 그러니까 이 1만 명은 폭염이 아니었다면 살아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라는 뜻이죠.

더 눈에 띄는 건 연령대예요. 전체 초과 사망자 가운데 약 85%인 9,000명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였습니다. 벨기에,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 체코, 덴마크, 스페인, 영국까지, 유럽 대륙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온 기록이 새로 쓰였어요.

유럽 도심 폭염 거리

왜 유럽은 폭염에 더 취약할까?

사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여름이 서늘한 지역이에요. 그래서 에어컨 보급률이 한국이나 미국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오래된 건물 구조도 통풍보다는 보온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고요. 기후가 급격히 바뀌는 속도를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한 국내 매체는 이런 상황을 두고 “기후 위기라는 소리 없는 살인자가 유럽을 덮쳤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극한 기상을 분석하는 국제 연구 프로젝트 ‘세계 기상 원인규명(WWA)’ 소속 과학자들은 6월 말 북반구를 덮친 이번 폭염이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 요인을 제외하면 사실상 나타나기 힘든 현상”이라고 평가했어요. 연구진은 이번 초과 사망자 가운데 42%는 지구온난화로 폭염이 심화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죽음으로 분석했습니다.

고령층을 돌보는 의료진

한국은 남 얘기가 아니다

이 소식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이유가 있어요. 앞서 소개해드렸듯 한국도 최근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를 발령하며 18년 만에 폭염특보 체계를 개편했거든요. 체감온도가 38도에 이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전체 사망위험이 19%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도 이미 나와 있는 상태예요.

유럽 사례는 “선진국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셈이에요. 결국 관건은 인프라와 대응 속도예요. 냉방시설 접근성을 높이고, 고령층을 위한 폭염 대응 체계를 촘촘히 갖추는 일이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 같습니다.

냉방 시설이 있는 실내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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