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명예 신라공주’가 된 리센느, 경주가 K팝에 역사를 붙인 이유

시우 시우·2026년 08월 06일

걸그룹 멤버들이 신라 시대 복식을 갖춰 입고 정원을 거니는 영상. 지자체 홍보물이라기엔 결이 꽤 다릅니다. 경주시가 관광 홍보대사 리센느와 함께 첫 공식 활동에 나섰어요. 장소는 보문관광단지 안에 새로 생긴 복합문화공간 라원이었습니다.

‘거제 야호’에서 ‘신라 야호’까지

리센느를 아는 분이라면 ‘거제 야호’라는 말이 먼저 떠오를 거예요. 이 신드롬을 발판으로 그룹은 음원 차트와 광고, 그리고 지자체 홍보대사 자리까지 활동 폭을 넓혔습니다.

경주시가 이들을 관광 홍보대사로 위촉한 건 지난 6월 말이에요. 그리고 8월 2일, 라원에서 첫 공식 일정이 진행됐습니다. 멤버들은 이 자리에서 신라 복식을 입었고, 경주시로부터 ‘명예 신라공주증’을 받았어요.

전통 한복 원단의 자수 디테일

이 별명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멤버 제나가 경주 출신이거든요. 평소 고향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내서 팬들 사이에서 이미 ‘신라공주’로 불려왔다고 해요. 지자체가 만들어 붙인 콘셉트가 아니라, 팬덤에서 먼저 생긴 별명을 시가 공식화한 셈입니다.

라원이라는 새 카드

이번 홍보의 무대가 된 라원은 보문동에 있는 식물원 겸 복합문화공간이에요. 경주 관광 하면 보통 불국사나 첨성대 같은 유적지를 먼저 떠올리는데, 라원은 그 목록에 새로 얹힌 시설입니다.

유리 온실 식물원 내부

멤버들은 이곳 곳곳을 돌며 신라 정원의 아름다움을 담은 영상을 찍었어요. 촬영분은 숏폼과 롱폼 두 가지로 제작돼 경주시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홍보만 하고 끝나는 것도 아니에요. 경주시는 라원의 하반기 할인 행사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학생 단체와 해오름동맹 시민을 주요 대상으로 잡았어요. 영상으로 관심을 끌고, 할인으로 실제 방문을 끌어내겠다는 두 갈래 구성입니다.

왜 지자체마다 K팝일까

지자체 관광 홍보에 아이돌을 세우는 건 이제 새롭지 않아요. 다만 경주의 접근은 조금 결이 다릅니다. 단순히 유명인을 세워 인지도를 빌리는 게 아니라, 신라라는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 콘텐츠와 K팝의 형식을 붙였거든요.

노을 지는 고분군

이 조합이 겨냥하는 건 국내 관광객만이 아니에요. 해외 K팝 팬들에게 경주라는 도시를 노출시키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아이돌 영상을 보러 들어왔다가 신라 유적과 정원을 함께 보게 되는 구조인 거죠.

물론 이런 방식이 늘 성공하는 건 아니에요. 영상 조회수는 잘 나오는데 실제 방문객은 그대로인 사례도 많습니다. 홍보 영상 한 편이 여행 계획을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드무니까요.

진짜 시험대는 가을이에요

경주는 원래 가을 성수기가 뚜렷한 도시입니다. 단풍철 고분군과 유적지가 가장 예쁠 때죠. 이번 콘텐츠가 순차 공개되는 시점도 그 앞자락에 걸쳐 있어요.

그래서 성적표는 결국 가을 방문객 숫자로 나올 겁니다. 라원의 하반기 이용객이 실제로 늘었는지, 영상을 보고 찾아온 관람객이 얼마나 되는지. 명예 신라공주증이 기념사진으로만 남을지, 아니면 도시로 사람을 불러오는 계기가 될지는 몇 달 뒤에 알 수 있겠네요.

시우
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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