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현지시간 10일 뉴욕 나스닥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상장 기념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직접 참석해 오프닝벨을 울렸으며, 주가는 거래 첫날부터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공모가 149달러…첫날 13% 급등 마감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공모가는 149달러로 책정돼 약 265억 달러를 조달했다. 거래 첫날 170달러로 출발한 주가는 장중 한때 177달러까지, 장중 기준으로는 공모가 대비 19%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이후 168.49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 대비 13% 넘게 급등한 채 첫날 장을 마감했다. 외신들은 이번 상장을 두고 “화려한 데뷔”라고 평가했으며, 나스닥 측은 이번 상장이 글로벌 기업들을 미국 증시로 이끄는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3년 전 9조원 적자 기업, AI 열풍 타고 시가총액 1조달러
이번 상장으로 SK하이닉스의 몸값은 1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연간 9조원대 적자를 냈던 위기의 기업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선제적인 기술 개발에 나선 끝에, AI 열풍과 맞물려 글로벌 자본시장의 주목을 받는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SK하이닉스를 AI 메모리 시장의 최대 수혜주로 꼽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태원 “미국 추가 투자 검토…공급과잉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현지에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AI 분야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면서 HBM 등 메모리 칩 공급 부족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투자 과열 우려에 대해서도 “AI 기술 자체는 실제”라며 공급과잉 우려에 선을 그었다. SK그룹은 15년 전부터 준비해 온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이 이번 상장으로 결실을 맺었다고 자평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비관론 잠재울까

이번 나스닥 데뷔가 최근 제기돼 온 반도체 슈퍼사이클 비관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일부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성공적인 나스닥 상장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AI 반도체에 대한 신뢰가 재확인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