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명. 올해 상반기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 수예요. 지난해 같은 기간 287명보다 34명, 11.8% 줄어든 수치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라고 해요. 얼핏 반가운 소식 같은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숫자가 하나 숨어 있어요.
전체는 줄었는데, 왜 안심할 수 없을까
바로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에요. 최근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자 6명 중 1명가량이 외국인이었다고 해요. 일반 산업재해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해요. 지난해 산재 승인을 받은 외국인 근로자는 9872명으로, 2024년 9219명보다 7.1% 늘었어요. 2021년 8030명과 비교하면 4년 사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 거죠. 전체 산재 사망자는 줄고 있는데, 외국인 노동자가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비율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뜻이에요.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실제로 최근 며칠 사이에도 관련 사고가 잇따랐어요. 현대차 전주공장에서는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경찰은 원·하청업체 관계자 4명을 검찰에 송치했어요. 조사 결과 실질적인 지휘·감독 책임이 없는 일부 관계자는 입건되지 않았다고 해요. 노동당국은 이와는 별개로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고요.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잇달아 숨지고 헬기 추락 사고까지 겹치면서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요.
한 대학교수는 이런 현상의 배경을 두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처벌 체계가 강화되면서 산업현장 전반에서 안전관리가 서류 중심, 처벌 회피 중심으로 흐르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어요. “현장과 괴리된 형식적인 안전관리에 머물면 결국 사고는 운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는 말도 덧붙였고요. 법이 강화됐다고 해서 현장의 실질적인 안전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건 아니라는 뼈아픈 지적인 셈이에요.
고용노동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최근 충남 당진지역과 제조업 등 고위험 업종에서 중대재해가 잇따르자 ‘레드존+’라는 긴급 대응체계를 가동했어요. 특정 지역과 업종에 사고가 몰리는 패턴을 보고, 해당 지역에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방식이에요.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예상되는 만큼, 온열질환 등 여름철 산업재해에도 함께 대비하겠다는 방침이고요.

기업들의 움직임은 어떨까

공공기관과 기업들도 안전관리 체계를 다시 손보는 분위기예요. 농협경제지주는 ‘안전사고 제로’ 사업장 조성을 본격화했고, 진주시 시설관리공단은 산업안전 분야 전문기관과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맺었어요. 한전MCS는 걸으면 단말기 화면이 자동으로 잠기는 시스템을 도입해 전도사고를 줄이고 있는데, 현장 직원은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이제는 화면이 잠겨야 오히려 안심된다”고 말했어요. 기관 설립 이후 중대재해 ‘제로’를 이어가고 있는 사례로 꼽혀요.
전체 통계는 나아지고 있지만, 언어 장벽과 익숙하지 않은 작업 환경 속에 놓인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위험이 집중되고 있는 셈이에요. 숫자로만 보면 개선되고 있는 산업안전 지표가, 실제로는 누구에게나 골고루 나아지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