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은폐 의혹 확산…광산서장·형사과장 등 3명 입건

검찰 압수수색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의 가해자 장모씨의 부친이 현직 경찰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진 경찰 조직의 증거 인멸·수사 은폐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광주지검은 10일 사건을 수사했던 광주 광산경찰서를 다시 압수수색하고, 당시 서장과 형사과장을 증거인멸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 7일 수사부서를 중심으로 한 첫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 사흘 만에 이뤄진 두 번째 강제수사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조직적 은폐가 실제로 있었는지, 그리고 어느 선까지 보고와 묵인이 이뤄졌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라진 케이블타이, 부친 집에서 발견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케이블타이를 둘러싼 정황이 특히 논란을 키우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광산경찰서 형사과 박모 경감이 장씨의 차량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케이블타이를 없애고 증거목록에서 제외한 정황을 확인해 박 경감을 긴급체포했다. 이후 해당 케이블타이는 장씨 부친의 집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 내부에서 증거가 조직적으로 옮겨지거나 은폐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로써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형사 입건된 광산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서장, 형사과장, 수사팀장 등 모두 3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서 건물

“조직적 카르텔” 의혹까지

이번 사태로 광산경찰서장을 비롯해 형사과장, 수사팀 관계자 4명 등 지휘라인과 관련자 6명이 무더기로 대기발령 조치됐다. 여기에 다른 지역 경찰청 소속 중간 간부로 파악된 장씨의 큰아버지에 대한 연루 여부도 함께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단순한 개별 비위를 넘어 경찰 내부의 조직적 은폐 카르텔이 작동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경찰 지휘부는 사건 검거 직후부터 장씨 부친에게 수사 상황을 공유하고 조직적으로 은폐를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수사 부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관련 수사내역을 자체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증거 서류

경찰, 유사 사건 전수조사 착수

파장이 커지자 경찰은 자정 노력의 일환으로 관계인이 연루된 사건 처리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3년간의 근무 이력을 살펴, 경찰관 본인이나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해당 경찰관이나 그 소속 부서가 직접 처리한 사례가 있었는지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수사 관계자의 가족이 연루된 사건에서 이해충돌이나 은폐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이런 전수조사가 사후약방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자회견

규명까지는 시간 필요할 듯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은폐 의혹의 실체와 관련자들의 개입 정도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서장과 형사과장이 증거인멸을 직접 지시했는지, 아니면 사후에 이를 알고도 묵인한 것인지에 따라 적용될 혐의와 처벌 수위도 달라질 수 있어 수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경찰 조직 내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단순 개인 비위로 마무리될지 아니면 구조적 문제로 확대될지는 앞으로 이어질 검찰 수사와 경찰 자체 조사의 결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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