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침해가 인정돼도 정작 교사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맞고소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교육 현장의 피로감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학교폭력 은폐 의혹을 둘러싼 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각 지방자치단체는 교권보호국 신설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교권 침해 인정돼도 보호 못 받는 교사”…아동학대 역고소 잇따라
최근 방송된 시사 프로그램은 교권 침해가 공식적으로 인정된 사안임에도 정작 해당 교사가 실질적인 보호 조치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하는 현실을 조명해 파장을 낳았다. 온라인에서는 “교육부도 이미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을 텐데, 사태를 악화시키고 방치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로 부당한 생활지도나 체벌을 문제 삼는 학부모 민원과, 학교폭력·성추행·폭행 문제를 일으킨 학생 측 학부모의 반발이 뒤엉키면서, 일선 교사들이 민원과 소송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드라마 ‘참교육’ 흥행이 비춘 현실…”실제론 그런 기관 없다”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를 소재로 한 드라마 ‘참교육’이 큰 인기를 끌면서, 각종 학교 현장의 사건·사고를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서사가 시청자들에게 강한 대리만족을 안기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외신은 “드라마 속에는 한국교육권익보호국 같은 기관이 등장해 통쾌한 정의 구현을 보여주지만, 현실에는 그런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실제 교사들은 학부모의 문자 폭탄이나 부당한 민원에 홀로 맞서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드라마가 그리는 만족스러운 결말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성남 학교폭력 은폐 의혹 감사…지자체는 교권보호국 신설 러시
경기교육 인수위원회는 민선6기 출범 전후 성남지역 학교폭력 사건의 축소·은폐 의혹과 관련해 교육행정 기본원칙을 어긴 공무원 17명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여러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은 아동학대 신고, 학교폭력 분쟁, 생활지도 관련 소송 등을 전담하는 통합 조직인 ‘교권보호국’을 잇따라 신설하고 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각종 학교 현장의 사건·사고를 교사 한 명이 개별적으로 감당하게 하는 구조는 끝나야 한다”며 “전문 연수와 함께 슈퍼비전, 상담 지원, 사건 배정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남은 과제
교육계에서는 아동복지법과 학교폭력예방법 등 교권과 직결되는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권 침해를 개별적인 사건으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소년 대상 범죄 예방을 위한 야간 귀가 동행 서비스 등 안전망 확충 노력도 병행되고 있지만, 정작 교육 현장의 중심에 있는 교사들이 소송과 민원의 최전선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요원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