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의 한 신협 지점장이 평소와 다른 고객의 표정을 놓치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70대 노인의 2억원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아낸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며 훈훈한 반응을 얻고 있다. 서해중앙신협 합덕지점 전미애 지점장은 이 공로를 인정받아 당진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낯익은 분인데 그날따라 표정이 달랐다”
지난달 24일 70대 조합원 A씨가 서해중앙신협 합덕지점을 찾아와 일회용 비밀번호(OTP) 카드를 요청했다. 평소 은행을 자주 오가며 낯이 익은 고객이었지만, 전 지점장은 그날따라 A씨의 표정이 평소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알아챘다. 초조하고 불안해 보이는 기색을 눈여겨본 전 지점장은 곧바로 대화를 시도했고, A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표적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50억 금융사기 연루” 협박에 속아 재산 이전 직전
경찰 확인 결과 A씨는 피싱범으로부터 “50억원대 금융사기에 연루돼 처벌받을 위기에 처했다”는 협박을 받은 뒤 “모든 재산을 일시적으로 국가에 귀속해야 한다”는 말에 속아 넘어간 상태였다. 전형적인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피해자가 스스로 은행을 찾아와 자금을 이체하거나 인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전 지점장은 “안 된다”며 완강히 버티는 A씨를 “딱 한 번만 확인해보자”고 거듭 설득했고, 결국 A씨는 마음을 돌려 신고 절차를 밟았다.
지점장 기지로 2억원 지켜…경찰 감사장 수여
전 지점장의 끈질긴 설득 덕분에 A씨는 약 2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충남당진경찰서는 고객의 재산을 지켜낸 공로로 전 지점장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전 지점장은 “오시는 어르신 한 분 한 분께 인사도 드리고 표정을 살피는 게 습관이 됐다”며 평소 고객과의 소통이 이번 피해 예방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고령층 겨냥 보이스피싱 기승…금융권 예방교육 확대

최근 고령층을 겨냥한 전기통신금융사기가 끊이지 않으면서 금융권도 예방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은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고령층 보이스피싱 예방교육 지점을 기존 5곳에서 15곳으로 늘렸으며, 경찰청·신용회복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피해자를 위한 신용·심리 상담과 법률 상담 연계 등 지원 체계도 함께 구축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선 창구 직원의 세심한 관찰과 대응이 고액 피해를 막는 마지막 방어선”이라며 금융권 전반의 예방 역량 강화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