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안돼’ 대신 희망을, 착상전 유전검사가 바꾸는 것들

'아이는 안돼' 대신 희망을, 착상전 유전검사가 바꾸는 것들

“아이는 안 돼.” 유전질환 가족력이 있는 부부들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눌러왔던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 이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착상전 유전검사, 이른바 PGT-M이 희귀유전질환의 대물림을 끊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착상전 유전검사, 대체 뭘까?

부모 중 한쪽이나 양쪽에 특정 유전질환이 있을 경우, 시험관 시술로 만든 배아 중 그 질환이 없는 배아만 골라 자궁에 착상시키는 기술이에요. 영어로는 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 for Monogenic disorders, 줄여서 PGT-M이라고 불러요. 배아 단계에서 유전자 검사를 미리 거치기 때문에, 임신 이후 태아가 유전질환을 물려받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게 핵심입니다.

구승엽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유전의 대물림을 막는 희귀질환 예방은 사회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어요. 이어 “저출산 파고 앞에 착상전 유전검사가 건강한 출산을 희망하는 가정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희귀질환 대물림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아이를 갖기 망설였던 부부들에게는 꽤 반가운 소식이죠.

산부인과 진료실

저출산 시대, 왜 지금 이 얘기가 나올까?

한국은 이미 오랫동안 저출산 문제와 씨름해왔어요. 여기에 더해 유전질환 가족력이 있는 부부들은 “혹시 아이에게 물려주면 어쩌나”라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착상전 유전검사는 단순한 의료기술을 넘어, 아이를 낳고 싶어도 망설였던 이들에게 실질적인 선택지를 제공하는 셈이에요.

희귀질환은 국가관리 대상 질환 수만 해도 1,300여 개가 넘을 정도로 종류가 다양해요. 최근 정부는 희귀질환 진단지원 대상을 기존 810명에서 1,150명으로 확대하는 등, 조기진단과 가족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착상전 유전검사 확산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어요.

유전자 검사 실험실

남은 과제도 있을까?

물론 착상전 유전검사가 만능은 아니에요. 시험관 시술 자체가 비용과 신체적 부담이 크고, 검사 대상이 되는 유전질환의 범위나 급여 적용 여부도 병원과 지역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의료진들은 이 기술이 갖는 상징적 의미에 주목하고 있어요. 서울대병원 관계자들도 “건강한 출산을 희망하는 가정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기술이 진짜로 의미가 있으려면, 더 많은 부부가 정보를 알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해요. “아이는 안 된다”는 체념 대신 “건강하게 낳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바뀌는 과정, 앞으로 얼마나 더 넓게 퍼질지 지켜볼 일입니다.

행복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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