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했어요.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이 토론회, 단순한 정책 설명회가 아니라 정치권 전체를 들썩이게 만든 자리였는데요.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볼게요.
왜 대통령이 직접 나섰을까?
이번 토론회는 하루아침에 열린 게 아니에요. 앞서 7월 14일부터 16일까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가 각각 공급·금융·세제를 주제로 사전 공개토론회를 열어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모았고, 그 결과를 23일 대통령이 직접 종합하는 자리를 만든 거예요. 이 대통령은 “저항과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는데, 다들 아시겠지만 이런 표현은 곧 나올 세제 개편이 만만치 않은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해요.
보유세와 거래세 개편 방향은 이번 토론회 논의를 거쳐 이르면 7월 말, 늦어도 8월 초에 확정될 전망이에요. 이 대통령은 “그런데 문제는 어디서 어떻게 늘릴지가 마땅치 않다”며 공급 확대의 현실적 어려움도 솔직하게 인정했어요. 겉으론 담담해 보였지만, 그 한마디에 정책 결정이 얼마나 까다로운 상황인지가 그대로 묻어났죠.

행정수도 이전, 갑자기 왜 나왔을까?
토론회 다음날 정치권을 더 뜨겁게 만든 건 따로 있었어요. 한겨레신문 성한용 선임기자가 한 시사 프로그램 코너에서 “행정수도 이전해야 서울 집값 잡는다”는 한 줄 논평을 내놓은 거예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파장은 작지 않았어요. 서울 집중이 곧 부동산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이라는 진단은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대통령 주재 토론회 바로 다음 날 이 얘기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이번엔 정말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어요.
실제로 토론회 자리에서는 서울시와의 신경전도 감지됐어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주택 행정’ 관련 발언을 꺼내자 이 대통령은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라며 즉답을 피했다고 해요. 짧은 문답이지만, 중앙정부와 서울시 사이에 놓인 미묘한 온도차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죠.
여야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여권 내에서는 정청래 등 지도부가 지역 균형발전 의제와 맞물려 이 논의를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돼요. 반면 서울 지역 정치권과 야권에서는 세제 개편 자체에 대한 반발 기류가 벌써 감지되고 있어요. 결국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로 좁혀지는데요. 하나는 8월 초로 예고된 세제 개편안의 구체적인 수위이고, 다른 하나는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오래된 카드가 실제 정책 논의 테이블에 다시 오를지 여부예요.

“부동산은 다수결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이 대통령이 토론회에서 남긴 이 말은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짐작하게 하는 핵심 문장이에요. 여론조사 결과에 휘둘리지 않고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로 읽히는데, 그만큼 8월 초 발표될 세제 개편안의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 지켜볼 것들
당장 8월 초 세제 개편안 발표가 1차 분수령이에요. 보유세·거래세를 얼마나 손볼지에 따라 시장 반응이 갈릴 텐데, 정치권에서는 벌써 이 결과를 놓고 다음 선거 국면까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와요. 행정수도 이전 논의 역시 단발성 발언으로 끝날지, 아니면 실제 국회 논의 테이블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확실한 건, 이번 대토론회를 기점으로 부동산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두 의제가 한 몸처럼 묶여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