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독주 체제 균열 조짐…투자자금 실물 인프라·에너지로 이동

ai 인프라 에너지

빅테크 중심의 인공지능(AI) 독주 체제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실물 인프라와 에너지 섹터로 투자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고점 부담이 커진 기술주 대신 확실한 현금흐름을 갖춘 전력·인프라 관련주로 자금이 옮겨가면서, 글로벌 증시의 판도가 조금씩 재편되는 모습이다.

AI 병목, 칩에서 전력·메모리로 이동

AI 산업의 병목 지점은 이미 여러 차례 이동해 왔다. 생성형 AI 초기에는 CPU에서 GPU로, 추론형 AI 시대에는 다시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 경쟁으로 옮겨갔다. 이제는 그 병목이 전력과 메모리 쪽으로 다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선 미국 도시들과 빅테크 자본이 몰리면서,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폐쇄됐던 원전을 재가동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한 에너지 기업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과 원전 재가동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른 에너지 기업들도 관련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이미지

“전기가 문명의 혈류”…AI 인프라 5단 케이크의 밑바닥

업계에서는 AI 인프라를 다섯 개 층으로 쌓아 올린 케이크에 비유하며, 그 가장 밑바닥에 자리한 것이 바로 에너지라는 진단이 나온다. 칩도, 데이터센터도, 모델도 결국 전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시대의 진짜 제약은 연산이 아니라 전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전력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 기업과 에너지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둘러싼 지역 간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수천억 달러 투자에도 현금흐름 정체…빅테크 실적 시험대

미국 경제매체 배런스는 최근 보도에서 S&P500 지수가 1%가량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고 전했다. 다만 빅테크 기업들이 수천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현금흐름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실적의 지속 가능성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선행 투자가 향후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훨씬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선행 투자가 과거 인프라 확장기와 마찬가지로 장기적으로는 정당화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증시 트레이딩 스크린 이미지

하반기 관전포인트는 ‘설비투자 증가율’

반도체 공장 이미지

시장에서는 향후 자금의 방향성을 가를 하반기 핵심 변수로 빅테크 기업들의 분기별 설비투자 증가율 추이를 꼽는다. 이 지표가 가치주 순환매의 지속 기간을 결정할 첫 번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통화당국도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연산 수요 증가와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을 반도체 등 국내 산업에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하면서도, 빅테크의 투자 축소나 전력 공급 부족 등 에너지 인프라 병목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시장에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